때는 2007년,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일상은 무료하기만 하고-
하루 24시간 중 1시간은 쓸데없이 버려도 된다 ㅡ 라는 신해철 마왕과 마우스 투 이어로 매일같이 딥키스를 나누던 시절.
공중파 방송에서는 거의 볼수도 들을수도 없던 생소하기만 했던 음악들을 고스를 통해 계속해서 듣게 되었는데...
퀸은 어쩌고 레드제플린은 저쩌고 롹!의 계보에 대해 줄줄줄 떠들기도 하고 78년 대학가요제때 심수봉씨가 나와서는
한순간에 제패했다느니 자기는 무한궤도로 나와서 철저히 상을 받기 위해 노래를 만들었다느니 좔좔좔 읊어대면서
저를 별로 관심도 없던 음악의 세계로 인도하였죠. 특히 인디밴드의 음악에!!
지금이야 잘나가는 인디가 인디가 아닐정도로 유명해진 감도 약간 있긴 하지만 (좀 과장인가-_-)
사랑이야기좀 그만 불러대!!ㅠ 이러며 가요에 진저리치던 그때의 저로서는, 엌...이게 뭐야 완전 좋아!!!!!!!!!!!!!
라고 소리를 질러대며 수많은 인디밴드들에 금방 심취하게 되었답니다.
기억상으로는 시베리안 허스키 음악을 제일 먼저 들은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음악얘기를 주절주절 하면 길어지겠지?ㅠ)
하여간, 그러다가 우연히 The Melody의 맑고 깨끗한 음악을 듣고 목소리에 뿅가서. (하하하;) 미친듯이 듣고다니다가,
하루는 심야에 티비를 켰는데 더 멜로디의 타루양이 티비에서 아주 깨끗한 화질로 노래를 부르고 있지 뭡니까.
마지막 곡 한곡뿐이었지만, 이렇게 좋은 음악프로그램이 있었다니 !! 하여 밤중에 눈에 불을 켜고 뭔가..하고 검색해봤더니
그것이 EBS SPACE 공감. 이었습니다.
공감 홈피에 들락날락한지 며칠뒤, 공지가 떡하니 떴는데 사진촬영가를 모집한다는 글이었습죠.
이걸 해..? 말아...? 날 뽑아줄까...? 에이 안되겠지 어차피. 이렇게 세월아 네월아 하다가
마감 직전에 - 에잇, 어차피 손해볼것도 아닌데 지원이나 해보쟈! 이러며 고스에서 들었던 얕디얕은 지식을 슬금슬금
드러내보이며 동시에 겸손드립도 치고 자기소개서를 한시간만에 뚝딱 쓰고, 전에 찍었던 다른 공연사진 포트폴리오를
같이 냈는데, 다음날 바로 상냥한 목소리의 직원분의 전화가 때르릉- 와서 냈던 사진 말고 다른것들도 보여달라더군요.
그리고 바로 채용. 드디어 이 무료한 삶에 빛이 내려오는구나!! 라며 좋아함 반, 못찍으면 어카지의 걱정 반.
처음 촬영날. 잭 리 라는 분의 기타공연이었는데, 무대는 왜이렇게 어두운지, 셔터스피드는 안나오고 ISO를 올리다보니
노이즈는 지글거리고 셔터소리가 음악소리를 뚫고 관객들에게 들리면 어떡하지 이러며 셔터누를때마다 새가슴에-
결과물은 제가봐도 영 아니다...싶었답니다. 아이구야. 이 글 쓰려고 찾아봤는데 차마 눈뜨고 볼수가 없는 사진;;
그런데 직원분들은 처음 신입한테 자신감을 주고 싶었던지 잘찍었다 칭찬일색에, 공연장이 그렇게 밝은지 처음알았어요!
뭐 이러시면서 격려를 해주시길래 멋모르는 저는 헤벌쭉 했었지요. 푸훕. 벌써 2년전이네요. 그리워라.
기억에 남는 공연 몇개를 추려보았습니다. 촬영했던 80회정도 중에ㅋ
2007년 9월에 힙합 특집을 했었는데, 그중에서 데프콘.
가리온.
소울 컴퍼니 패밀리.
힙합에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사람들과 호흡하여 공연하는 모습에 정말 마음속까지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카펠라 페스티벌도 했었는데요, 그중에서 보이쳐.
남녀 5인조 아카펠라 그룹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이분들보다 잘하는 분들은 못본듯.(제가 개구리일지도 모르지만ㅠ)
특히 김태훈 닮은 남자분의 멘트는 주옥같았던 기억이..
가야금 공연도 많이 했었는데, 이분은 정길선씨.
이랑이란 팀도 공연했었는데, 모녀-예요. 그중 한분이 이하늬씨여서 가서 놀랐었습니다. 사진찍으며 긴가민가하다ㅋ
Club 8 공연.
촬영하러 갔는데 공연장이 사람들로 아주 꽈악 차있는겁니다. 유명한 밴드였다는걸 실감했었죠.
락타이거즈 , 오! 브라더스 공연.
크리스마스 로큰롤 파티! 였는데, 어여쁘신 님과 함께 가서 님은 공연을 즐기고 전 사진을 찍고. 그랬었어요.
소울 볼륨.
세션맨들이 모여 만든 그룹이었는데 다양한 음악을 했었던거 같아요. 여기서 트럼펫 부는 아저씨 정말
많은 곳에서 활동하더라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아~ 나의 소중한 소아밴. 드디어 여기서 만나게 되었네요. 흥분하여 이틀 공연 다 갔어요 -_-ㅋ (아마도..)
조용하며 감미로운 음악에 푹 빠져있었답니다.
요조.
이때 요조가 소아밴에 합류...가 아니라 요조 1집에 소아밴이 협조해준거였던가; 기억이 안나네.
요조의 힘없는 가느다란 목소리도 좋아했었지요.
스위트피.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씨. 좋아라+_+ 차우차우도 불러줬었어요.
타루.
저를 여기에 끌어들인 더 멜로디의 타루가 스위트피 공연의 게스트로 잠깐 나왔었죠!
귀여웠어요... 처음만난 사람에겐 '안녕? 난 타루라고 해' 라며 인사를 한대요. ㅋ
디어클라우드.
가창력에 감동했던 그룹. 기타리스트 용린씨의 삭발도 인상적이었는데.
보컬분인 나인씨의 보이쉬한 목소리 정말 좋음.
피아.
피아. 라고 하면 파워풀한 무대를 상상할텐데... 이때는 언플러그드 특집이라
피아가...그 피아가!! 조용조용 했었습니다. 앉아서 노래를 부르기까지...하하하.
잘생긴 아찌.
김창완밴드.
이때도 언플러그드. 매일 아침 9시의 김창완아찌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취했었는데,
아마 일지매 드라마 찍으신다고 수염을 붙이고 나오신듯.
1000회 특집공연이었어요.
정재형.
베이시스의 정재형씨.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정말 잘하시더라구요. 피아노 독주곡..우왕!
양성원.
음악의 비밀 특집 첫번째 분이었는데, 첼로계의 정말 유명한 분이시더라구요.
이분의 첼로 소리에 반해서 정말....악!! 어찌나 중년의 포스가 좔좔 흐르시던지.
이바디.
....내가 봤던 호란이 맞나...하며 찍었었는데ㅋ 노래 실력이 어디 가나요.
이바디 음악도 참 좋았죠.
드라이플라워.
홍대에서 헬로루키 선발전을 했었는데, 그때 인상깊었던 팀이 드라이플라워하고,
마지막에 공연했던 장기하와 얼굴들이었지요. 노래듣다 정말 쓰러질뻔했는데ㅋ
장기하 정말 뜰꺼다+_+ 이러면서 공연장을 나왔었는데.. 정말.
스웨터.
보컬분 모습 그대로의 음악이었던 느낌..
누르앙상블.
신기한 악기들로 구성된 월드 뮤직 그룹.
전 이분들을 철저히 분석하여 교양 레포트를 작성했습죠. 하하하;;
페르시아 음악 + 그레고리안 성가.
아일.
이분 목소리가 정말 애기같이 특이합니다. 찰리 파커의 곡에 자신을 집어넣어
노래하는데, 들어보시면 정말...애교가 넘쳐요. 옥쟁반 굴러가는 목소리가 딱 이분.
2008 올해의 헬로루키.
이때 쟁쟁했죠. 목동...어디서 했더라. 대상은 국카스텐. 삐리리리~ 삐리리리~ 중독성넘침.
김창완 아찌가 미미시스터즈와 함께.ㅋ 장기하가 김창완아찌 노래를 부르는데 정말 똑같더라구요.
전제덕.
하모니카 연주, 감명깊었어요. 심금을 울린다고 할까..대단한 분이심.
장윤주.
1집 내고 처음 데뷔하면서 공연했던 건데, 기대했던 만큼 좋진 않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이한건 세션들이 모두 미남.. 특히 이 드럼분은 대체 어디서 잡아온건지 허허허.
장기하와 얼굴들.
드디어 장기하와 얼굴들 단독 공연. 공감에서만 벌써 세번째 마주했던....ㅋ
마이앤트메리.
꺄악~~ 마이앤트메리 포스가~~ 목소리가~~~ 신나~~ㅋㅋ
오지은.
1집들으면서 정말 좋다..흑흑 꼬옥 보고싶어ㅠㅠ 이러던 찰나에 오셨던 그분.
1집과 분위기가 약간 달라서 당혹감을 느꼈지만, 역시 오지은씨 +_+ 아니..선배님+_+_+_+_+
인생론에 확 꽂힘.
아마도이자람밴드.
....밴드 이름 참 특이하죠? 보컬이 국악하시는 분이라 목소리도 창법도 특이한데, 이분이 말씀하시길
누군가 밴드이름을 뭘로 할꺼냐고 묻자 "아마도.......이자람밴드?" 라고 대답하여 밴드이름 결정.
슈퍼키드.
세간의 화제였던 슈퍼키드. 노래에서만 방방뛰는게 아니었음. ㅋ
서영은.
그때 타이틀곡이 눈사람..이었던거 같은데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눈사람같다고 놀린다며.
서문탁.
...역시 파워풀. 공연중 발차기를 보여주시더군요. 자신은 튼튼한 허벅지로 노래를 한대나 뭐래나.
윈터플레이.
이분들도 음악에 푸욱 꽂힌 상태였는데 때마침 공연을 ㅠ 겨울에 아주 알맞는 분위기의 음악들에 감동ㅠ
김마스타.
...거참 특이한 김마스타. 공연도 몇번 보러오셨었는데 그때마다 위압감에 아하하;;
플라스틱 피플.
따끈따끈 그제공연. 마지막 촬영이었어요.
이렇게 저렇게 세어보니 2년동안 공연장을 갔던게 80회정도 되네요. 그곳에서 굉장히 다양한 뮤지션들을 만났지요.
재즈,메탈,락,국악,퓨전,제3세계음악 등등.. 신기한 시도도 많고, 봤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연하는것도 많고
갈때마다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가 정말 가깝고, 소형공연장이라 뮤지션들도 관객들도 정말
서로에게 공감할수 있는 공간이었던 듯 해요. 다른 공연 보러 가면 확 느끼는 차이..-_-; 눈이 너무 높아진거같기도 하고ㅠ
그리고 항상 조명과 싸우며 촬영을 했기에 공연을 관람하러 가서 조명을 평가하는 직업병(?)이 -_-; 생겨 무대에
집중 못하는 저를 탓하기도 했었고 ㅋ
생각해보면 사실 촬영하기에는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많이 멀진 않았지만 관객 뒤에서 찍어야 했고,
그것도 카메라나 관객에 포위되어 많이 움직일 수 없기도 했고, 조용한 공연 (...재즈 트리오는 너무 싫어 ㅠ) 시에는
셔터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괜한 죄책감에 휩싸였고, 지금에야 조명이 화려하고 밝지만 리모델링 전에는
어찌나 어둡던지 한숨이 팍팍 나올 정도였지요. 사진찍는데 집중해서 음악이 귀에 안들리는건 내 문젠가ㅠ
.............그렇지만!
이런 양질의 다양한 공연을 매주 볼 수 있었던 건 굉장한 행운이었던 것 같네요. 몰랐으면 결코 알 수 없었던 세계.
단언하여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기 공연 정말 좋아요. 피디님도 재즈 공연에 있어서는 다른 어떤 곳도 공감을
넘어서지 못할 정도라고 자부하실 정도로 음질상의 우위를 뽐내고 있고, 공짜!! 라 돈따위 필요없고ㅋ
많이 많이 신청하셔서 즐거운 데이트 즐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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